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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이식을 하면 정말 기억도 옮겨질까

 

뇌를 채워줄 은덩어리 지식들 은근한 잡다한 지식입니다

일러스트를 이용해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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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를 옮기면 기억도 옮겨진다고?

매일매일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다치거나 병에 걸려 한 번씩은 아프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현대 의학은 굉장히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다치거나 아파도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하면
건강한 상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몸속에 있는 장기가 아픈 경우 수술의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만약 수술을 해도 장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없다면
다른 사람의 장기를 빌려오는 장기 이식 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장기 이식을 하면 장기를 기증해 준 사람의
성격이나 말투, 입맛 심지어 기억까지 옮겨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가능한 일일까요?

https://youtu.be/Lzz4fujEux0

1988년 클레어 실비아는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실비아는 맥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수술 이후 이상하게 맥주가 땡겨 자주 마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수술 전 단 한 번도 치킨 너겟을 먹은적이 없었지만
수술 이후에 치킨 너겟을 참을 수 없게 되어
난생처음으로 치킨 너겟을 먹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실비아에게 심장을 기증해 준 사람은
평소 맥주와 치킨 너겟을 자주 먹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장기 이식을 하면 기증자의 특징이
수혜자에게 옮겨온다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신경 심리학자 폴 피어셀과 게리 슈왈츠는
2002년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이 이식 수술 후
기증자와 비슷하게 변화하는 것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심장 이식을 받은 47세 남성은 이식 수술 이후
클래식 음악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기증자는 17살 남성이었는데 클래식 음악을 굉장히 좋아했고
바이올린을 들고 수업을 받으러 가던 중 사망해 장기를 기증했다고 합니다

 


심장 이식을 받은 29살의 여성은 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이었지만
이식 수술 이후 고기 냄새만 맡아도 심장이 뛰고 역겨움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기증자는 19살 여성이었는데
그녀는 채식주의자였다고 합니다

심장 이식을 받은 9살 소년은 원래 물을 좋아했지만
이식 수술 이후 물을 무서워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기증자는 수영장에서 익사한 3살 소녀였습니다

심장 이식을 받은 56세 남성은
가끔씩 번쩍이는 빛이 보이는 부작용을 경험했습니다

기증자는 34살 남성으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총을 얼굴 바로 앞에서 맞았기 때문에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번쩍이는 빛이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장기 이식을 받은 수혜자를 연구해 본 결과
기증자와 수혜자 간 2개~5개의 유사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폴 피어셀과 게리 슈왈츠는
우리의 기억이 뇌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세포에도 저장된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을 세포 기억설, 셀룰러 메모리라고 합니다

 


장기를 이식하면 세포도 옮겨집니다
세포에는 기억이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기증자가 경험한 것들이 수혜자에게 옮겨져

싫어하던 음식을 좋아하게 되거나
경험하지 않은 것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죠

USB를 이용해 전혀 다른 컴퓨터에 데이터를 옮기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입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억이 정말 세포에도 저장되는지 저장된다면 어떤 원리로 저장되는지
저장된 기억이 어떻게 뇌와 동기화되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폴 피어셀과 게리 슈왈츠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음에도
여전히 기억은 뇌에만 저장된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수혜자들은 이식 수술 이후
기증자처럼 변화한 것일까요

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것은
이식을 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으론 가망이 없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약 기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대로 사망하게 됐을지도 모릅니다

즉 수혜자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이런 경험이 있다면 누구라도 심경의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을 도전해 보거나
먹지 않았던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수혜자가 기증자처럼 변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특징 중 몇개가 우연히 겹친 것인데
하필 장기 기증을 받았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그런 거 아니야? 하며 의미 부여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포 기억설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아직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죠

어쩌면 미래에 세포 기억설이 사실로 밝혀져
장기 이식을 하면 기억도 옮겨진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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