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먹어 라는 말은 왜 욕으로 쓰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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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를 이용해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쁘고 아름다운 우리말도 있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처럼
좋지 않은 말도 많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비속어가 성에 관련된 단어이긴 하지만
엿 먹어라 처럼 음식에 관련된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엿이라는 것은 꽤 맛있는 간식이고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선물을 할 정도로 가치가 높은 것인데
엿 먹어라 라는 말은 왜 비속어가 된 것일까요?
대부분의 비속어가 그런 것처럼
엿 먹어라 역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이것에 대해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잘 알려진 것이 1964년 서울 중학교 입시 시험 때의 일입니다
지금은 중학교에 들어갈 때 별다른 시험을 보지 않지만
과거에는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처럼
중학교에 들어갈 때도 입시 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1964년 12월 7일 65학년도 서울 전기 중학 입시 시험
자연 과목 18번 문제는 엿을 만드는 과정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엿기름 대신 넣어도 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고르는 문제였는데
이때 보기가 1. 디아스타아제, 2. 꿀, 3. 녹말, 4. 무즙이었습니다
서울시 교육위원회는 이 문제의 정답을 1번이라고 발표했지만
4번을 선택한 학생들이 꽤 많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무즙에는 디아스타아제 성분이 있었기 때문에
엿기름 대신 무즙을 넣어도 엿을 만들 수 있어서 큰 논란이 됐습니다
그 당시 교육감이었던 김원규는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온다면 정답으로 인정해주겠다고 조금 가볍게 이야기 했는데
이 말을 듣고 화가난 학부모들이
실제로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교육위원회에 와서 시위를 했다고 합니다
학부모들은 이게 무즙으로 만든 엿이다
엿이나 먹어라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이 전해져 내려와 엿 먹어라 라는 말이 비속어가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엿 먹어를 사용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1954년 8월 2일 경향신문 김화진의 칼럼에 따르면
엿 먹어 라는 말은 조선시대 때부터 사용됐다고 합니다
그 당시 강원도에 살던 사람들이 군복무를 위해 한양에 오게 되었는데
군복무가 끝난 이후에 강원도로 돌아가지 않고
살던 집을 그대로 매매해 한양에 계속 남아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는 글을 모르는 사람이 많이 있었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집을 매매한 이후에 주변 아이들에게 엿을 줘서 증인으로 세웠다고 합니다
이후에 집 소유권에 대한 분쟁이 발생하면
아이들이 와서 증언을 해주곤 했는데
이때 했던 말이 내가 몇 살 때 엿을 먹었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즉 이때 사용한 엿 먹어는 상대방이 하는 말에 대해
헛소리 하지 말라 라고 사용되었던 것이죠
이것이 지금까지 내려와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엿이 성기를 가리키는 은어였다는 말도 있지만
역시 정확한 기록은 찾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나 과거나 엿은 그 가치에 비해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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