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약이 아니라 앱을 처방해준다고?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약이 아니라 앱을 처방해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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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때 약이 아니라 앱을 먹는다고?

 

 

몸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약이 아니라 스마트폰 앱을 처방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아마 그 의사를 돌팔이로 생각할 것이고
그 병원은 다시는 가지 않으려고 하겠죠

끝을 모르고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
이제는 태그만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빅데이터를 이용해
친절히 답변해 주는 AI가 등장했습니다

특이점이 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급기야 이들은 약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하고 관리하고 치료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디지털 치료기기라고 합니다

잠을 자고 싶어도 잘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는 것을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학계에서는 2주 이상 잠을 자지 못하면
불면증으로 진단합니다

잠이라는 것은 다음날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불면증은 심리 상담을 받거나
수면제나 항우울제 같은 약물을 처방하는 식으로 치료합니다

그런데 2023년 2월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면증 치료를 위해 스마트폰 앱을 처방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즉 불면증 때문에 병원에 갔는데
약이 아니라 앱을 처방받아도
그 의사를 돌팔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디지털 치료기기가 되기 위해선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임상시험을 거쳐 치료 효과가 확인되어야 합니다

국내 업체인 에임메드에서 만든 솜즈라는 앱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에서
6개월간 임상시험을 진행했는데

시험에 참여한 불면증 환자 중 48%가
앱을 통해 불면증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또 불면증 전문가들이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해 본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솜즈는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는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로 인정받았습니다

솜즈는 6주의 트레이닝을 통해
불면증 환자의 나쁜 습관을 없애고
치료하는 동안 쌓이는 데이터를 종합해
수면 패턴을 파악한 뒤 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공합니다

불면증 치료는 수면제를 사용할 경우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은 양을 필요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심리치료 중 하나인 인지행동치료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솜즈는 인지행동치료를 앱에 담은 것으로
상담자와 만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모든 정보가 앱에 기록되기 때문에
치료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치료기기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35억 달러 정도 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조에 해당하는 규모인데
2030년까지 235억 달러
약 30조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게임을 통해 ADHD 환자의 주의력을 개선하는 앱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해 우울증을 개선하는 앱
생활 습관 변화를 유도해 알코올 중독을 개선하는 앱이
개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약을 먹는 것이 아니라 앱을 먹는 것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