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기이한 짝짓기
뇌를 채워줄 은덩어리 지식들 은근한 잡다한 지식입니다
일러스트를 이용해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리겠습니다

심해아귀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바닷속 깊은 곳
깊은 곳보다 더 깊은 곳인 심해
빛조차 닿지 않는 어두운 곳이지만
이곳에도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문어와는 다른 모습인 덤보문어부터
10m가 넘어가는 길이를 가진 대왕오징어
가장 못생긴 물고기라는 칭호를 가진 블롭피시
그리고 심해어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스스로 빛을 내고 무시무시한 턱을 가지고 있는 심해아귀까지
심해라는 극한의 환경에는
독특한 생김새를 가진 심해 생물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심해에서도 역사는 이루어집니다
이들 역시 종족 번식을 위해 짝짓기를 하는데
그중에서 심해아귀는 지구상에서 가장 기이한 방식으로
짝짓기를 합니다

과거 전기가 상용화되지 않았을 때
어두운 밤을 밝히기 위해 사용한 휴대용 등불을
초롱불이라고 합니다
심해아귀의 머리에 있는 촉수 끝에는
빛을 내는 발광체가 있는데
이것이 마치 초롱불 같다고 해서
심해아귀를 초롱아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심해아귀는 발광체의 빛으로 다른 생물을 유인해
잡아먹는 방식으로 살아가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이런 모습의 심해아귀는
모두 암컷입니다

심해아귀의 수컷은 이렇게 생겼는데
40cm 정도 되는 크기를 가진 암컷에 비해
수컷의 크기는 4cm밖에 안됩니다
망망대해, 그것도 심해에서
심해아귀 수컷이 암컷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찾았다 하더라도 4cm의 수컷이
40cm의 암컷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겠죠

그래서 수컷은 암컷을 찾으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다시 말해 짝짓기에 성공하기 위해
암컷에게 달라붙은 뒤 깨물어 버립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들 간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수컷이 암컷을 깨물면 암컷의 피부에 상처가 나는데
이후에 상처가 아물며 암컷의 피부가 수컷을 잠식하게 되고
서로의 핏줄이 연결됩니다

수컷은 암컷을 깨무는데 입을 사용했기 때문에
먹이를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지만
연결된 핏줄로 영양분을 공급받아 살아갑니다
시간이 지나 수컷에게는 필요 없는
눈, 지느러미, 내장 같은 것들은 퇴화해 없어지고
아가미와 정자 주머니처럼 필수적인 것들만 남게 됩니다
심해아귀 수컷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독립된 개체라고 할 수 없는
하나의 생명체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컷은 암컷에 기생하며 살아가다
암컷이 호르몬을 이용해 신호를 주면
정자를 공급하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심해아귀의 기묘한 짝짓기 방법인 것이죠

이처럼 수컷이 암컷에게 달라붙어 기생하며 살아가는 형태를
기생웅 혹은 왜웅이라고 합니다
심해아귀 암컷에는 언제나 한 마리의 수컷만 기생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암컷을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미 한 마리의 수컷이 기생하고 있다 하더라도
다른 수컷이 달라붙어 기생과 짝짓기를 하는데
한 마리의 암컷에 여러 마리의 수컷이 붙어있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심해아귀의 이런 모습이
암컷과 새끼라고 생각했지만
1924년부터 새끼가 아니라 수컷이라는 것을 밝혀낸 뒤로
심해아귀에 대한 비밀이 조금씩 풀리게 되었습니다
심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생존하고 있는 생물이 많이 있습니다
인간이 밝혀낸 심해 영역은 전체 심해 영역의
10분의 1도 안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죠

심해는 반도체나 배터리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망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같은
자원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생명 기원의 단서를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의 다양성에 대해 알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심해를 연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물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와 유지는
지구 생태계가 잘 작동하기 위해 특히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다양성이 무너지면 먹이사슬도 무너지게 되고
환경 변화와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낮아져
한 번의 위기 상황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별도의 관리 규범이 없는 국가관할권 바깥 지역의
해양생태계 파괴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공해와 심해저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협정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른
국가관할권 바깥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협정
줄여서 BBNJ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2025년 3월 19일 동아시아 최초로
이 협정에 동의했으며
지난 4월 부산에서 개최된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에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2025년 12월에는 제4차 UN해양총회 개최지가 확정될 예정입니다
UN해양총회는 지속가능한 해양 달성을 위한
해양 분야 최대, 최고위급 국제회의로
우리나라 해양수산부는 UN해양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만약 제4차 UN해양총회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면
해양 선진국으로서 국제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핵심 해양 의제를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하니
금덩어리분들의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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