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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화장실은 항상 더럽고 냄새나고 휴지도 없는 이유

- 공유지의 비극 -



평소에 화장실은 얼마나 자주 가나요?

이상하게 밖에 있을 때보다 집에 있을 때 화장실을 더 많이 가는 것 같네요

방금 오줌을 싸고 왔는데도 금방 또 마려울 때도 있고

장 활동이 정말 활발한 편이라 하루에도 몇번이나 들락날락 거리죠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카페에서 음료를 먹고 있을 때

신호가 오면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하면 됩니다


보통 식당이나 카페에 있는 화장실은 깨끗하기도 하고

휴지도 잘 비치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밀려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죠



하지만 건물에 있는 상태가 아니라

길을 걷고 있는 상태라면 어떨까요?


물론 신호가 온다고 해서 바로 화장실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변을 우습게 봤다간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해결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밖에 있는 경우 건물 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공중 화장실을 찾아야 합니다


근처에 지하철이 있다면 지하철 화장실을 이용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 찾아오기도 하죠



어찌어찌 화장실을 찾았다고 하더라도

입구부터 풍겨오는 악취와 아무렇게나 버려져있는 쓰레기들

그리고 막혀버린 변기의 모습을 보고

절망에 빠진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언제나 그렇듯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어가면

악취와 쓰레기가 우리를 먼저 맞이해줍니다


공중 화장실은 왜 항상 더러운 것일까요?



미국의 생물확과 교수 개럿 하딘은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이것은 1968년 12월 13일자 사이언스지에 실렸는데요


지하자원, 초원, 호수같은 자연물

즉 사용에 제한이 없는 공유지를 조건 없이 쓰게 두면

자원이 고갈되고 황폐해진다는 이론이죠



개럿 하딘은 목초지의 소를 이용해 이론을 설명했습니다


목동들이 많이 살고 있는 한 마을에는

모두가 함께 쓸 수 있는 목초지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중 화장실같은 개념이죠


한 목동이 개방된 목초지에 소를 키우기 시작합니다

내 소유의 목초지가 있긴 하지만

개방된 목초지라면 내가 따로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금전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이걸 본 다른 목동들도 목초지에 소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마을의 모든 목동들은 개방된 목초지에 소를 키웠습니다

목초지를 사용하는데 누구도 돈을 내지 않았고

누구도 관리를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소들은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었고

관리를 하지 않아서 목초지는 풀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폐허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마을에선 더이상 소를 키울 수 없게 되었죠



모두의 이득을 위해 자신의 이득을 조금 포기했다면

계속 개방된 목초지를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자신의 이득만을 생각해 결과적으로 모두가 큰 손해를 봤습니다


은잡지를 자주 보시는 분이라면 어디선가 비슷한 이론을 본 적이 있죠


2018/09/20 - [은근한 잡다한 지식/쓸모있는 잡다한 지식] - 북한의 비핵화가 어려운 이유(죄수의 딜레마로 보는 북한의 비핵화)


바로 죄수의 딜레마입니다



이번엔 목초지가 아니라 개방된 화장실

공중 화장실로 예를 들어봅시다


공중 화장실은 처음 지어졌을 땐 깨끗한 화장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우리집 화장실도 아니고

한번만 사용할 화장실인데 뭐 하는 생각때문에

화장실을 깨끗하게 사용하지 않았죠


어차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냥 막 사용했고 누구도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하려고 들어왔더니 화장지가 있잖아 해서 화장지를 가져가고

손을 씻으려고 들어왔더니 비누가 있잖아 해서 비누를 가져가죠


내 이득만을 생각해서 화장실을 막 사용한 결과

화장실에는 비누도 없고 휴지도 없고 쓰레기만 있는 장소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공유지의 비극의 사례는 실제로도 많이 있습니다


모두가 자유롭게 마시는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

국가의 관할구역 밖에 있는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 같은

자연 파괴가 대표적인 예죠



우리 일상생활에서 공유지의 비극은 어떨까요

카페에 가면 음료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빨대나 휴지를 비치해 놓습니다


보통은 휴지를 사용할 만큼만 빨대는 음료당 하나, 두개만 가져가지만

내가 집에서 사용하려고 빨대나 휴지를 몽땅 가져가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서울시에서 따릉이 탑승자들에게 무료로 안전모를 대여하는 서비스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안전모 대여 4일만에 안전모의 절반이 사라졌죠


어차피 무료로 대여해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모르고 집에 쓰고와도 다시 되돌려 놓지 않았고

애초에 훔치는 것을 목적으로 접근한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목욕탕에서 빌려주는 수건을 그냥 집으로 가져가버리는 것

공유지의 비극중 하나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때도 공유지의 비극은 존재합니다

목적지도 없는데 무임승차 조건을 이용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것에 해당됩니다


특히나 이 문제는 정말 심각해서 지하철 운영은 계속 적자가 난다고 하죠



만약 화장실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처음 사용하는 사람, 그 다음 사용하는 사람, 그 다음 사용하는 사람이 계속 깨끗하게 사용했다면 어땠을까요

그 다음 사용하는 사람도 깨끗하게 사용하고

그 다음 사용하는 사람도 깨끗하게 사용한다면


그럼 화장실은 계속 깨끗한채로 유지 되겠죠


하지만 누군가 처음 화장실을 더럽히기 시작하면

그 다음 사용하는 사람도 더럽히고

그 다음 사용하는 사람도 더럽히는데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역시 은잡지를 자주 보신다면 어디서 많이 본 이론일 것입니다


2018/10/08 - [은근한 잡다한 지식/쓸모있는 잡다한 지식] - 깨진 유리창 이론과 성공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


깨진 유리창 이론이죠



공유지의 비극의 해결책은 뭐가 있을까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사용하는데 제한이나 규제를 두거나

관리자, CCTV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카페의 빨대를 가져가는데 돈을 낸다면

CCTV가 지켜보고 있다면 몽땅 가져가는 일은 없겠죠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입구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면

휴지나 비누를 훔치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카페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영수증에 써있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냥 제한없이 사용하게 뒀더니

카페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화장실을 이용하고

더럽게 사용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자연물의 경우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다

규제를 둘 수도 없고 관리자를 둘 수도 없죠


그래서 환경 파괴가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 중국의 미세먼지,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죠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는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면 사회는 발전하게 된다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노력했더니 모두가 손해보는 상황이 생기는

죄수의 딜레마와 공유지의 비극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완벽하게 부정하는 이론입니다



공유지의 비극의 해결책은 관리자를 두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더 확실하고 더 근본적인 해결책은

모두의 이득을 위해 내가 이득을 덜 보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즉 시민의식이 강화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공중 화장실도 깨끗해질 수 있고

환경파괴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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